이지타이완 매거진, 이매진

공주님 납시오! 청清 공주들의 생애와 흔적들 :: 대만 고궁박물관 문헌文獻 특별전(1편) 본문

고궁박물관 전시소식

공주님 납시오! 청清 공주들의 생애와 흔적들 :: 대만 고궁박물관 문헌文獻 특별전(1편)

도순투 제이미 2024. 9. 14. 00:34


전시제목 : 공주님 납시오!

부제 : 청나라 문헌 속 공주의 흔적

전시장소 : 대만국립고궁박물원 북부본원 본관 1층 103호 전시실

전시기간 : 2024.9.7-2024.12.1


 

 

전국의 모든 공주님들 주목-!

안녕하세요, 이지타이완의 대표 해설사, 도순투(道順鬪) 정윤재입니다.

오늘은 다채로운 그림과 함께 등장해 봤습니다. 마치 고궁박물관 3층 칙칙한 청동기 전시관을 보고 나와서 300호에 위치한 로코코풍 특별전을 보는 느낌이랄까요? (이 느낌 아시는 분?)

 

얼마 전 103호 '공주 특별전'의 예고글을 올린 지가 꽤 됐는데, 왜 이제야 본문 글을 올리게 됐냐면, 9월 5일에 전시를 시작한 '지도 특별전' 해설글을 쓰는데 약 나흘이 걸렸기 때문에, 9월 7일에 열린 공주 특별전은 시작하는 날 봤음에도 일에 치여 이제야 작성을 합니다. 추석 연휴에 오시는 관람객을 위해 서둘러 작성을 시작하겠습니다.


도입부 : 공주에 대한 7가지 궁금증

 

'공주'라고 하면 아버지들이 당신의 딸들을 부르는 애칭으로서 익숙한 단어이기도 하구요. 언론(言論)과 매체(媒體)가  '제4 권력'이라고 칭해지는 현대 사회에서 ‘문화제국주의’라는 담론을 이끌어낸 문화 대기업 월트디즈니 사의 숱한 공주 캐릭터들이 떠오르기도 합니다.

 

그렇다면, 청나라의 공주는 어떤 존재였을까? 본 전시를 제대로 감상하기 전, 머리를 촉촉하게 만들 수 있는 '7가지 문답'이 전시실 우측 진입 첫 번째 전시벽에 나와있어 소개합니다.


(질문 1). 청나라 공주들은 녹봉(祿俸)을 얼마나 받았을까?

 

자본주의 시장경제체제에 살고있는 우리들에게 가장 '궁금해할 만한' 질문이 첫 번째 질문으로 나와있는데요. 정답을 보니 어마어마합니다. 

 

(정답 1). 몽골의 부마(공주의 남편을 '의빈' 또는 '부마'라고 합니다.)에게 시집간 공주가 '연봉'으로 무려 은(銀) 1,000냥을 받았다고 하는데요. 청나라 1품 관리의 연봉이 고작 180냥이었다고 하니, 공주로 태어나면 '앉아서' 1급 관리의 5배가 넘는 연봉을 받았다고 합니다. 물론, 공주의 남자형제들은 이보다도 훨씬 더 많은 양의 연봉을 받았다고 해요.

 

(질문 2). 공주들의 수명은 얼마정도 됐을까?

 

(정답2). 믿기지 않지만, 아흔네 명의 공주들의 평균 수명이 고작 26세 밖에 안 됐다고 합니다. 갑자기 1번 질문에서 '우와~'하고 입이 떡 벌어졌던 연봉이 그다지 부럽지만은 않은 통계입니다.

 

(질문 3). 청나라 공주도 '치카포카'를 했을까?

 

(정답 3). 청나라 공주들이 시집을 갈 때 챙겼던 목록을 보면 '칫솔 20개'도 포함됐다고 합니다. 공주의 일상을 알 수 있는 자료이기는 한데, 어린아이들이 많이 올 것으로 예상하고 아이들의 흥미를 유발해 자발적인 양치습관을 배양하기 위한 전시기획자의 의도가 조금 보이는 대목입니다.

 


소주제 1. 황제의 딸, '공주'라는 존재는 누구인가?

 

일곱 가지 물음을 지나 첫 번째 전시벽을 보겠습니다.

 

공주라는 말은 전국시대에 이미 존재했다고 합니다. 원래 군주나 제후의 딸을 가리키는 말이었다가, 황제의 딸을 지칭하는 명사로 쓰였고, 조선이나 베트남등 동아시아 나라에서도 공주라는 단어가 통용됐다고 합니다.

'공주책봉제도(1636년)'. 우측 하단에 한글 'ㅎ'자처럼 생긴 기호가 '국보國寶'표시이다.

 

공주를 칭하는 다른 말들

 

그렇다면 누구를 공주라고 했을까요?

위에 있는 서적은 1636년에 제정된 '공주책봉제도'입니다. 청나라 제2대 황제인 '홍타이지'(숭덕제崇德帝, 청태종, ᠬᠤᠨᠲᠠᠶᠢᠵᠢ) 때 제정된 법령인데요. 한 가지 알아두셔야 할 게, 청나라는 우리가 중국사로 배우긴 했지만, 청나라를 세운 민족은 만주족으로서 북방 유목민족이구요. 한족漢族과는 혈통도, 사용하는 말도 달랐습니다. 그래서 청나라清朝의 두 번째 왕을 가리키는 말이 위처럼 다양한 겁니다. 

 

청나라 초기에는 왕의 딸을 '固倫公主' 라고 호칭했는데요. 한국사람은 저 글자를 '고룬공주'라고 읽지만, 청나라 지배층인 만주족의 말, 만주어로 쓰면 

 

이렇게 쓰고 ‘꾸룬꿍주'라고 읽는다는 겁니다. 이 발음을 한자로 옮긴 게 '固倫公主'이고, 중국어 발음은 '꾸룬꽁쭈'입니다. 한국인이 한자음독하면 '고룬공주'가 되는 겁니다. (조금 복잡하죠?). 만주어로 '꾸룬'이라고 하는 말은 '국가, 왕조, 부족'을 뜻한다고 합니다. 편의상 한자음독으로 이어가겠습니다.

 

공주를 가리키는 말로서는 '고룬공주' 외에도 '격격 格格‘이라는 단어도 있었는데요. 청나라 초기까지는 황제의 딸이나 왕실의 딸들을 ' 格格 '이라고 불렀다고 합니다. 이 단어는 만주어로 발음이 'ge ge 게게'라고 발음하는데, '젊은 여성' 혹은 '시집을 가지 않은 여성'을 신분이나 지위에 상관없이 '게게'라고 불렀다고 합니다. 한족 말로는 '小姐(샤오지에)‘ 나 '女士(뉘스)' 정도 되는데, 한족 말로는 신분이나 지위가 더 높은 사람을 일컫는 말에 해당합니다.

 

정리하면, 만주족 말로는 젊은 여성을 가리키는 말에 신분의 고하(高下)가 드러나지를 않으니, 저렇게 제도를 정비해 신분별로 부르는 용어를 정리했나 봅니다.

 

홍타이지 때 공주책봉제도를 정립하며 공주라는 말도 둘로 나뉘게 되는데요. 황제의 정실부인인 황후의 딸만을 가리켜 '고룬공주(固倫公主)'라고 하고, 첩의 딸을 가리켜 '화석공주(和碩公主)'라고 칭했다고 합니다.

 

건륭제의 열번 째 딸 이 고룬공주에 봉해진 기록(1787년)

 

중국 역사상 가장 오랜기간 황제였던 남자, 건륭제의 사랑을 독차지했다고 알려진 '10번째 딸내미'가 위에 언급한 '고룬공주'에 봉해졌다는 1787년의 기록입니다. 신기하죠? 고위 관료들 중에서는 건륭제에게 잘 보이기 위해 이 열 번째 공주에게 선물을 갖다 바치기도 했다고 합니다. (예나 지금이나..!)

 

하지만 꼭 정실부인의 딸이 아니어도 고룬공주가 된 '럭키빅키' 여인이 있었다는 기록이 나오는데요. 요즘으로 치면 삼성전자 이재용의 딸이 될 수 있는 '절호의 찬스(?)'였을까요?

 

청나라 공친왕 '혁흔'의 장녀가 '고룬공주'에 봉해졌다는 기록입니다. 고작 8세짜리 딸내미가 정치에 이용된 사례인데요. 내막을 살펴보면 '자희태후'라고도 불렸던 서태후와 연관이 있는데, 이 이야기를 풀면 저는 오늘안에 이 글을 못 끝낼 테니 이 정도 선에서 매듭짓겠습니다.


2. 황제의 딸, 공주의 재산의 규모는 얼마나 될까?

 

 

다음 편에서는 공주가 소유했던 부동산의 규모를 상세히 살펴보고, 공주가 부업(?)으로 했던 상업행위, 그리고 공주가 소유했던 액세서리 및 소지품들, 집기들에 대해서 알아보겠습니다. 3편에서는 공주의 혼인을 주제로, 공주가 시집을 갈 때 챙겼던 혼수품과, 혼인을 올리는 과정들, 공주 남편들의 국적을 통해 국가적 임무로서의 결혼제도를 알아보겠습니다. 마지막 편에서는 공주가 사망시 장례 치르는 방법, 평균수명등에 관한 이야기를 다루겠습니다.


대만 국립고궁박물관 전문 해설은 이지타이완과 함께하세요!

 

https://smartstore.naver.com/eztaiwan 

 

 

이지타이완 : 네이버쇼핑 스마트스토어

쉽고 편한 대만여행의 시작, 이지타이완

smartstore.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