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궁극의 아름다움은 침묵한다 大美不言 :: 대만고궁박물관,파리장식미술박물관,반클리프아펠 공동기획 특별전(예고편) 본문

고궁박물관 전시소식

궁극의 아름다움은 침묵한다 大美不言 :: 대만고궁박물관,파리장식미술박물관,반클리프아펠 공동기획 특별전(예고편)

도순투 제이미 2024. 9. 25. 00:17

안녕하세요! 이지타이완의 대표 해설사, 정윤재 도순투입니다.

오늘은 대만고궁박물관이 내년 100주년을 맞아 해외 유관기관과 협력해 선보이는 공동 특별전 소시을 들고 왔는데요, 전시 시작 일주일 전부터 기자회견도 수차례 여는 등, 고궁박물관 답지 않게(?) 홍보에도 열을 내고 있습니다.

 

누구와 함께 하는 전시인지, 어떤 작품들이 나올지, 궁금하시다면! 출발하시죠!


 

전시 제목 : 위대한 아름다움은 말이 없다 大美不言

전시 장소 : 대만국립고궁박물원 본관 1층 107호 전시실

전시 기간 : 2024/9/26 - 2024/12/29

(남부분원 : 2025/1/23 - 2025/4/20)


범상치 않았던 현장 분위기

전시품 배치가 시작되던 9월 둘째 주 어느날, 박물관에는 검은 양복을 입은 외부 보안용역 인원들이 배치됐다.

 

우선 이번 전시, 그 준비기간부터 길었습니다. 보통 한 전시가 끝나면 약 5주~6주 정도의 시간 동안 철거작업과 새로운 전시를 위한 공간설치작업, 그리고 전시품 현장배치를 마치고 다음 전시가 시작되는데 반해 이번 전시는 지난 전시였던 디지털 미디어 특별전 종료 이후 무려 두 달 만에 선보이는 전시입니다.

 

지난 전시 종료로부터 약 6주 정도의 시간이 흘렀을 즈음, 여느때와 같이 박물관으로 출근을 했는데 웬 검은 정장을 입은 한 무리의 젊은 남자들이 보였습니다. 아무리 봐도 박물관 직원들은 아닌 것 같아 확인을 해보니, 전시품의 이동과정에서 보안을 지키기 위해 외부에서 고용된 보안용역업체 직원들이었죠. (가뜩이나 저도 정장에 넥타이까지 메고 출근하는데, 박물관 관람하러 오시는 분들이 1층으로 들어오자마자 젊은 양복쟁이들이 버티고 있으니 약간 움찔하기도 했었어요..죄송..)

 

대체 어떤 특별전이 열리길래 이렇게 준비기간이 길었던 걸까, 하고 모두가 궁금해하던 9월 셋째 주 어느 날, 혜성 같이 반-짝 하고 모습을 드러낸 이번 전시, 바로 '대미불언大美不言'입니다.


어떤 기관이 참여하길래?

 

이번에 공동 주최자로 참여하는 기관, 심상치 않습니다. 무려 고궁박물관 부지에 위치한 리젠트 호텔 직영 '고궁정화故宮晶華‘ 레스토랑을 '통 임대' 해버린 건데요.

고궁정화 레스토랑 공식 누리집. 9/19-9/26까지 레스토랑 전체를 비우게 한 기관은 누구일까?

 

늘 예약하지 않으면 들어가기 어려울 정도로 꽉 찼던 레스토랑이 일주일씩이나 영업을 하지 않기 위해 대략 몇 달 전부터 해당 기간 예약을 막아뒀을지, 그리고 레스토랑을 통임대하는 것으로 모자라 내부 집기를 싹 비워서 '그들만의 연회장'으로 쓰기 위해 지불했을 금액이 대략 얼마일지 가늠해 보면 이번 공동 주최자가 대체 누구인지 더욱 궁금해지는 대목입니다.

 

 

공동 주최의 주인공 01. 파리 장식미술 박물관(Musée des Arts Décoratifs)

 

*프랑스 파리의 장식미술 박물관에 대한 설명은 '에어프랑스 공식 블로그(https://blog.naver.com/airfrancekr)'를 참고하여 작성했습니다 :) 

파리 장식미술관 외부 ⓒCNTRAVELER All rights reserved.
파리 장식미술관 내부(1). ⓒSORTIRAPARIS All rights reserved.
파리 장식미술관 내부(2). ⓒSORTIRAPARIS All rights reserved.

 

프랑스 장식미술 박물관은 실생활에 접목시킨 예술품에 높은 가치를 부여하고 산업과 문화, 창조와 생산 사이의 관계를 더욱 견고히 발전시키고자 1905년에 프랑스 파리에 문을 연 예술품 박물관입니다. 중세부터 현대에 이르기까지 궁전이나 귀족 집안의 거실, 침실, 부엌, 욕실 등 일상생활에 자리 잡은 수 만 가지의 예술품을 소장하고 있는 곳으로서 디자인을 공부하는 학생들에게 필수코스로 자리 잡은 곳이며, 박물관 개관 슬로건은 "실용(實用) 안에서 아름다움(美)를 구현하는 프랑스 예술문화의 보전(寶殿)"이라고 합니다.

 

 

공동 주최의 주인공 02. 반 클리프 아펠(Van Cleef & Arpels)

 

두 번째 주인공은 무려 세계적인 명품 브랜드 반 클리프 아펠입니다. 고궁박물관이 내년 100주년 맞이해서 아주 작심을 하고 기획했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죠. 1896년에 창립된 브랜드로서, 보석, 시계, 향수 등을 취급하고 있는 회사인데요. 반클리프 하면 바로 떠오르는 '검정 네 잎클로버 디자인 목걸이', 바로 알함브라 라인입니다.

1968년 처음 출시된 알함브라 라인, 저 목걸이 하나가 무려 한화로 4백만원이다.

 

 

반클리프 아펠의 모회사는 바로 '리치몬트 그룹(Richemont)'인데요, 소유하고 있는 자회사 브랜드들 목록만 봐도 아주 대단합니다.

현재 전 세계에서 LVMH, Hermès와 함께 명품 기업 브랜드 세 손가락 안에 드는 리치몬트사의 자회사인 반클리프 아펠과 함께 손잡고, 반클리프 아펠이 소장한 보석도 이번 전시에서 선보인다는 건데요. 기업입장에서도, 중화권 시장(대만과 중국)의 이목을 끌어 100주년이라는 기념비적인 전시에서 함께 협업을 한다는 게 굉장한 광고효과를 가져오는 것이죠.


기자회견 당일

 

그래서 어떤 대단한 전시품들이 지금 107호 전시실에서 기다리고 있을까요? 이지타이완의 고궁박물관 전문해설을 듣기 위해 박물관을 방문하시는 고객들을 기다리다, 수 백억짜리 수레가 지나가는 장면을 목격했습니다.

 

위 영상을 촬영한 날 첫 번째 기자회견이 열렸던 날입니다(9월 19일). 저 수송인력과 분위기를 미루어 보아 저 이동 중인 수레의 가치가 못해도 한화로 1천억 원 가까이하겠다는 짐작이 됐었는데요. 이 날 기자회견이 끝나고 보도자료를 찾아보니 역시나 예상이 적중했습니다.

 

3년 전인 2021년 6월에 홍콩 소더비 경매에서 거래된 청나라 건륭황제의 '전심병 도자기' 낙찰가가 568억 원이니, 저 수레에 담겨서 옮겨진 아래 세 물건의 금전적 가치는 최소 1천억 원에 달할 겁니다.


베일이 벗겨진 특별전 표지 디자인

 

아래 세 작품을 보시면, 이번 대미불언 특별전의 표지 디자인이 왜 그렇게 됐는지를 알 수 있습니다. 아래 세 점의 전시품을 보시고 위에 있는 특별전 표지를 다시 한번 보세요. :)

 

기자회견이 열린 장소는 본관 지하 1층 세미나실이었습니다. 원래 일반 세미나 같은 경우엔 사전신청을 하지 않아도 이지타이완의 대표 도순투인 저는 '방법을 써서' 현장에서 세미나에 참석하는 경우가 종종 있었는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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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궁박물관 100주년 기념 디자인 미학 강연회 보도자료에 등장한 정윤재 도순투.

 

기자들이 출입한 현장이 어떻게 생겼는지, 기자회견 당일 현장에서 찍은 사진을 몇 장 공유해 볼게요.

9월 19일 촬영한 기자회견 내부, 보도 준비중인 기자들의 뒷모습.

 

이번 기자회견은 사전 출입증이 없으면 아예 들어가지도 못해서 깔끔하게 마음을 접었습니다. 기자회견에 등장한 세 점의 물건을 조금 더 자세히 보고 싶다면 아래 링크로 들어가 보세요. 


"아직..하루 남았다.."

 

고궁박물관이 저뿐만이 아니라 사람들의 마음을 아주 제대로 애태우고 있습니다. 19일에 기자회견 이후 24일 160명에게 '사전공개'를 했는데요. 역시나 초대받지 못한 저는 얌전히 해설을 맡아 진행했지만, 정규전시기간 전에 미리 전시품을 볼 수 있었던 행운의 주인공들이 내심 부러웠습니다. 이지타이완도 박물관 해설 전문업체로서 더 입지를 견고히 한 다음, 향후에는 저 160명 중 한 명으로 당당히 초청받는 기쁨을 누리는 날이 오도록 노력하겠습니다.

 

이상, 새로 열리는 특별전 소식을 마치겠습니다. 본 편에서는 전시주제인 '대미불언'에 내재된 뜻부터 살펴보고, 내부 전시품들을 소개하는 글로 다시 찾아뵙겠습니다. 감사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