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직 역사교사인 저도 너무 행복했습니다.

5월 21일 화요일 오전타임 초2 아들과함께 들었습니다. 13년만에 다시 찾은 대만. 그때나 지금이나 대만여행에서 제게 가장 중요한 곳은 고궁박물원입니다. 구남친(현남편)과 같이왔던 곳을 초2 아들과 같이오니 뭉클했습니다. 이번엔 반드시 도슨트를 듣고자 다짐했고 거의 모든 도슨트들을 검색해 본 후 이지타이완을 선택했습니다.

 

전 중고등학교 역사교사입니다. 전문적이지 않은 도슨트가 얼마나 위험한지도 잘 압니다. 전 역사 교사지만 미술사 전공이 아니기에 유물들을 봐도 대충보고 지나갈 확률이 크다는 것을 잘 알고 있습니다. 원래 어설프게 알수록 좋은 도슨트 필요성을 절감하는 법입니다. ^^ 유물들을 이해하기 위해 알아야 하는 역사적 사실들, 주요 감상 포인트 등에 대한 설명은 매우 전문적이면서 이해하기 쉽게 풀어서 이야기해 주셨습니다.

 

오디오 가이드는 절대 전문 도슨트를 따라갈 수 없습니다. 평생 한번 올까말까 한 고궁박물관에 와서 몇 만원 아끼려고 오디오 가이드만 듣거나 가성비 투어를 고르는것은 정말 어리석은 선택입니다. 2시간 투어가 끝나고 보너스 설명 40분이나 더 해주셔서 감동이었습니다. 역사를 좋아하는 초2 아들도 끝까지 잘 들었습니다.

 

아들이 기념품 가게에서 의미있는 소품을 골랐습니다. 청동 정 안에 세겨진 기록 덕에 사료로써 매우 가치있는 모공정을 고르더군요. "글자 500여개 세겨진 중요한 유물이에요" 라면서요. 허투로 들은거 같지 않습니다. 유일한 한국어 도록도 구매했습니다. 사이즈가 아쉽지만 투어에서 설명한 주요 유물들 위주로 나와있습니다. 복습하기 아주 좋더군요. 원래 복습은 빠를수록 좋습니다. 도록까지 구매해서 귀국 전에 보시는걸 추천합니다.

 

전문적이고 열정적인 강의, 귀에 쏙 들어오는 음성과 발음까지... 감동이었습니다. 1대1 투어 10일쯤 듣고 싶네요. ㅎㅎ 오늘 하루 일정 대부분을 박물관에 머물면서 굉장히 행복했습니다.^^

 

 

답변>>

안녕하세요, y**님!
한 해에도 수없이 많은 초등학교 학생들을 마주하지만, *혁이처럼 차분하고 집중도 잘하는 9살 어린이는 참 보기가 드뭅니다. 십여 년 전 소중한 분과 방문했던  더욱 소중한 존재와 함께 오셔서, 하루를 꼬박 계실 정도로 역사에 대한 관심과 사랑이 충만한 덕분에 *혁이도 역사의식을 갖춘 훌륭한 사람으로 성장하는 건 시간문제일 것 같습니다.

y**님께서 2층 도자기 전시관에서 한 청화자기의 이름을 '爵'이라고 맞추셨을 때 역사 쪽 전공이실 거라고 짐작은 했습니다만,  관점에서 다시  회상하니 그렇게 집중하는 태도를 보여주셨던 이유에 대해서도 고개를 끄덕이게 됩니다.

해주신 말씀처럼 역사를 상대로 어설픈 해설을 하는 것은 단순히 감상을 해할 뿐 아니라 청취 대상에 따라서는 매우 위험하기도 합니다. 이 때문에 항상 비판적인 관점으로 제 해설을 되돌아보고, 잘못된 곳은 없는지 오류를 찾는 작업을 늘 병행하고 있습니다. 특히나 이제 세계관을 정립해 나가는 학생들이 올바른 역사관을 갖는 데 아주 작게나마 도움이 될 수 있도록 사관에 대해서만큼은 늘 날을 갈고 닦으며 무뎌지지 않도록 조심하고 있습니다.

실제 교육 현장의 최전방에서 소중한 역할을 하고 계신 y**님, 이지타이완과 함께 하시며 혹 새롭게 아시게 된 사실이 있거나 교과과정에는 없지만 아이들이 알았으면 하는 내용들을 발견하셨다면, 아이들이 자신의 근원에 대해 짚어볼 수 있는 선택지가 많아질 수 있도록 꼭! 도와주시기를 부탁드립니다. 소중한 후기 감사드리고, 다음에 오시면 특별전 투어도 제가 맡아 진행해 드리겠습니다. 감사합니다. ^^